어떤 풍경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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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한소미 댓글 0건 조회 42,245회 작성일 18-08-31 03:09본문
어떤 풍경
세상일들이 풍선껌만 같은 오후입니다
성미 급한 누군가가 또 밥숟갈을 집어던지는지
와장창, 한 사람이 돌아눕는 소리 들리고
누구의 생인들 시한부가 아니겠냐는 듯
미친 여자가 지나며 가볍게 미소짓습니다
지난 여름 백담계곡 청청한 물에
머릴 헹구며 열망의 비듬들 흘려보낸 후론
이명주에 귀가 밝아지듯 머리가 맑아지데요
텅 빈 갈빗대 사이로 바람이 들어
헤헤거리며 지나왔지요, 여기까지
누군가 소리 소문 없이 세상과 등돌리고
좁은 골목길을 영구차가 빠져 나갈 때
에라 모르겠다는 저 대성통곡과
쯧쯧, 죽어라 고생만 하더니, 하면서
딱딱하게 굳어 버린 상처를 아시냐고
팔 하나 잘린 사람이 껌을 권합니다
일금 오백원에 이해해 버린 생면 부지의 상처,
이왕이면 풍선껌이었으면 좋았을 것을
슬몃 제 옹이 박힌 손등 바라봄과
난 모르겄소, 멀뚱멀뚱 눈물 고이는 하품 사이에
먹다 남은 생선처럼 비릿하게
저들과 저의 생이 있고요
드러난 생선뼈 같은 고육의 날들이 있습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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