초록에서 길어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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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한소미 댓글 0건 조회 48,457회 작성일 18-10-01 20:30본문
아침 언어
초록에서 길어낸 그 말은
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
모음일 것이다
나무에서 길어낸 그 말은
나무처럼 신선할 것이다
내 기다리는 모든 사람에게
꽃의 언어를 주고 싶지만
그러나 꽃의 언어는
번역되지 않는다
초록이 몸 속으로
스며드는 아침 곁에서
사람을 기다려 보면
즐거우리라
아침만큼 자신만만한
얼굴은 없다
모든 신생이 거기
있기 때문이다
하루는 언제나 어린
아침을 데리고 온다
그 곁에서 풀잎이 깨어나고
밤은 별의 잠옷을 벗는다
그 빛깔에 닿기만 해도
얼굴이 빨갛게 물드는
저 뜨거운 꽃들의 언어
뿌리들은 또 얼마나
이파리들을 재촉했을까
저렇게 빨간 말을 토하려고
꽃들은 얼마나 지난
밤을 참고 지냈을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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