나는 늘상 목이
페이지 정보
작성자 한소미 댓글 0건 조회 48,153회 작성일 18-10-05 11:28본문
살아간다는 것
살아간다는 것은 날마다
하나씩 잃어간다는 것일까
표정 없는 초상화처럼
나는 늘상 목이 마르고
무심히 바라볼 수밖에
없는 저 얼굴과 얼굴들
살아간다는 것은 날마다
풀뿌리 하나씩 뽑아내는 일이다.
무성한 잡초밭처럼
나는 늘상 가슴이 조이고
창밖엔 지나는
시간의 먼 발자국 소리
돌아다보면 명치 끝에
잠겨드는 고샅길
살아간다는 것은
그 고샅길로 그냥 지나치는 일
묻었던 바람 한 자락
흔들며 지나치는 일이다.
살아간다는 것은 바람
흔들며 햇살 한 줌 만나주는 일
아, 산다는 건 담담히
떠나는 이에게 손 흔드는 일
아무런 표정도 없이
뒷모습이 아름다운.
댓글목록
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