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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시지 않은 젖은 몸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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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한소미 댓글 0건 조회 44,938회 작성일 19-01-24 12:30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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숲은 다시 일어나

 

아무 말 없이 숲은 다시 일어나

아직 가시지 않은 젖은 몸으로

서로서로 재잘거리며

정리하느라 여염이 없다

 

늘 준비하고 성실하게 가꾸며

제 할 일 다 하고 있어도

천재지변의 변수는 평화로운

숲속을 쑥대밭으로 휘저어 놓는다

 

드러내도록 파여 지고

물살이 넘어뜨린 나무

몇 구루 뿌리 채 뽑혀

개울가에 누워있다

 

바람 조차 기운 못 차리고

풀 숲에 누어 입다물고

말이 없는데 며칠 전 내린

폭우의 잔해 벌건 속살을

 

매미들은 여기저기 흩어져

목청이 터지라 울어 제친다

 

숲속에 더위가 덮여

나무들 기진맥진 해 지쳐

서로 기대고 더위 먹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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