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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런 시를 쓰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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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한소미 댓글 0건 조회 41,972회 작성일 18-08-26 13:38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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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 가지 소원

 

똥걸레 같은

지성은 썩어 버려도

 

이런 시를 쓰게 하는 내 영혼은

어떻게 좀 안 될지 모르겠다.

 

억지밖에 없는

엽전 세상에서

 

용케도 이때껏 살았나 싶다.

별다른 불만은 없지만,

 

내가 죽은 여러 해 뒤에는

꾹 쥔 십 원을 슬쩍 주고는

 

서울길 밤버시를

내 영혼은 타고 있지 않을까

 

야스퍼스는

과학에게 그

자체의 의미를 물어도

 

절대로 대답하지

못한다고 했는데

 

나의 다소 명석한

지성과 깨끗한 영혼이

 

흙 속에 묻혀 살과 같이

문드러지고 진물이

나 삭여진다고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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