어느 때는 그 이야기들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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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한소미 댓글 0건 조회 40,931회 작성일 18-08-25 19:26본문
나는 날마다 자유를 삽니다
나는 날마다 자유를 삽니다.
시외버스 정류장 자동판매기에서
천구백원 짜리 행복을 삽니다.
어느 때는 그 이야기들이
한 편의 시가 되어
나를 소리 없이 울게 합니다.
우주선이 버스가 되어
지구에 돌아올 때까지
나는 주인 없는 자유를 누립니다.
집과 직장 사이에 놓인
나만의 자리에서 내가 됩니다.
어머니도 아내도 아이들도 없습니다.
그 높으신 직장 어른들도 없습니다.
나마저 슬그머니 사라집니다.
나는 날마다 자유를 삽니다.
시외 버스 정류장 자동판매기에서
아침저녁으로
천구백원 짜리 자유를 삽니다.
차창 밖 풍경 속에는
하늘이 있습니다.
들판이 있습니다.
버스는 어느 사이 우주선이 되어
말 많은 지구를 떠나갑니다.
머리 속에 갇힌 생각들이 새가 되어
아무 곳에나 제 맘대로 여행을 하다가
세상 밖의 이야기들을 물고 와
내 가슴에 대고 속삭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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