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초록에서 길어낸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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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한소미 댓글 0건 조회 48,405회 작성일 18-10-01 20:30

본문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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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침 언어

 

초록에서 길어낸 그 말은

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

모음일 것이다

 

나무에서 길어낸 그 말은

나무처럼 신선할 것이다

 

내 기다리는 모든 사람에게

꽃의 언어를 주고 싶지만

그러나 꽃의 언어는

번역되지 않는다

 

초록이 몸 속으로

스며드는 아침 곁에서

사람을 기다려 보면

즐거우리라

 

아침만큼 자신만만한

얼굴은 없다

모든 신생이 거기

있기 때문이다

 

하루는 언제나 어린

아침을 데리고 온다

그 곁에서 풀잎이 깨어나고

밤은 별의 잠옷을 벗는다

 

그 빛깔에 닿기만 해도

얼굴이 빨갛게 물드는

저 뜨거운 꽃들의 언어

 

뿌리들은 또 얼마나

이파리들을 재촉했을까

 

저렇게 빨간 말을 토하려고

꽃들은 얼마나 지난

밤을 참고 지냈을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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